모음 탈락(Elision) - 2개의 단어 사이에서 일어나는 현상

 

고대 그리스어의 모음 탈락(Elision)

 

1) 모음탈락과 모음생략

모음생략과 모음탈락은 우리말로는 구별이 잘 안되지만, 영어의 omission과 elision은 약간 다른 내용을 가리키는데 각각 모음생략과 모음탈락으로 구별하면 좋을 것 같다.

모음생략(omission)은 어형 형성과정에서 모음이 생략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생략의 결과는 지속적이다. 그리스어는 다음 2가지 경우에 종종 모음이 생략된다.

ⓐ 자음 사이에 단모음이 올 경우 :  ἔσται(~일 것이다)는 ἔσεται에서 ε가 생략된 것이고, ἤλθον(내가 왔다)은 ἤλυθον에서 υ가 생략된 것이다.
ⓑ ι나 υ위 다음에 모음이 올 경우 : πλέων(더 많은)은 πλείων에서 ι가 생략된 것이고, βασιλέων(왕들의)은 βασιλεύων에서 ύ가 생략된 것이다.


모음탈락(elision)은 ἀλλ' ἄγε(← ἀλλὰ + ἄγε)와 같이 낱말 끝이 단모음으로 끝나고 이어지는 단어가 모음으로 시작될 때 앞의 모음이 생략되는 것을 말한다. 탈락된 곳에는 어포스트로피(')를 표시한다. 문장 안에서 모음탈락이 발생하는 것은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단어가 이어질 때만 일시적으로 일어나지만, ἐπέρχομαι(~로 오다, ἐπί + ἔρχομαι)와 같이 합성어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모음탈락이 발생하면 그 결과는 지속적이다.

탈락되는 모음 앞에 π, κ, τ가 오고, 이어지는 단어가 기식음으로 시작되면 각각 φ, χ, θ로 바뀐다(자음동화). 
 

2) 모음탈락 예문

ἀπ᾽αὐτοῦ ← ἀπὸ αὐτοῦ 그로부터
☞ o 다음에 α가 이어지면서 o가 생략됨

ἀλλ' ἄγε ← ἀλλὰ ἄγε : 그러나 자!
ἔδωκ' ἐννέα ← ἔδωκα ἐννέα 나는 9개를 주었다.
ἔχοιμ' ἄν ←  ἔχοιμι ἄν 내가 가질 수 있기를~(희구법 현재 1인칭 단수)
γένοιτ' ἄν ←  γένοιτο ἄν 그일이 일어나기를 기원한다(희구법 무정 3인칭 단수)
ἀφ᾽οὗ ← ἀπὸ + οὗ 그때로부터(since)
ἐφ' ἑαυτοῦ ← ἐπὶ ἑαυτοῦ 자신을 위하여


ἔστ’ ἀπόρθητος πόλις . 도시는 약탈당하지 않고 있다.
← ἔστ(ι) ἀπόρθητος πόλις
* ἀπόρθητος, ἀπόρθητον : 약탈당하지 않은 

αὐτίκα δ' ἔγνω Παλλάδ' Ἀθηναίην
← αὐτίκα δὲ ἔγνω Παλλάδα Ἀθηναίην
그런데 곧 그는 팔라스 아테네를 알아보았다.(일리아스)

ὃ ταῦθ' ὥρμαινε 그가 이것들을 고민하고 있었다
☞ ταῦτα + ὥρμαινε 에서 α가 생략된 뒤, 뒤의 단어가 기식음 ὥ로 시작되어서 τ가 θ로 바뀜
* ὥρμαινε 고민하고 있었다(ὁρμαίνω의 미완료 능동 3인칭 단수)
* ὁρμαίνω : 휘젓다, 곰곰히 생각하다


ἀλλ’ ἔσθ’ ὅθ’ ἡμᾶς αἰνέσεις. 
(발음) 알- 레스 토 테-마~ 사이네세이스.
←ἀλλὰ ἐστί ὅτε ἡμᾶς αἰνέσεις. (에우리피데스, 알케스티스, 1109행)
그런데  당신이 나를 칭송할 날이 올 것이다.

* ὅτε ~할 때
* αἰνέω, αἰνήσω [αἰνέσω], ᾔνησα, ᾔνεκα, ᾔνημαι : 정당하게 평가하다, 칭송하다, 칭찬하다.
☞ αἰνέσω : 시인들은 사용하는 어형.

3) 모음 탈락을 하지 않는 경우

(1) 단음절어
* 예외 : ε로 끝나는 단음절어. τ’(τέ), δ’(δέ), γ’(γε),  μ’(με)
(2) 2음절 접속사 ὅτι~하는 것, ἄχρι ~까지, μέχρι ~까지, περί ~에 관한.
* 예외 :  ι로 시작되는 단어 앞에서는 ι 생략. ὅτ'는 ὅτε '~할 때' 이다
(3) ι로 끝나는 여격 3인칭 단수(명사 형용사 등)
(4) σι로 끝나는 여격 복수형(명사 형용사 등)
(5) υ로 끝나는 단어
(6) 뒤에 오는 단어가 원래 ϝ (와우, 디감마)로 시작된 단어일 경우 앞 단어 끝의 모음은 탈락되지 않는다.  

κατὰ ἄστυ(마을를 따라, 마을 아래로, ϝάστυ 원뜻 ‘집’ )
☞ ἄστυ(아스뛰, 마을)의 원래 형태는 ϝάστυ(우아스뛰)였다.
* ἄστυ, ἄστεως, τό : 마을 (도시의 한 부분) 명사3변화 

4) 모음이 탈락되는 일반적인 조건

모음탈락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기능어에서 주로 일어난다. 강조형 인칭대명사의 마지막 모음이 탈락되는 경우는 드물다.

모음탈락은 예외도 많은 편이므로 실제 문장을 통해서 익히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1) 부사 
(2) 전치사 
(3) 2음절로 된 접속사(예외 :  περί, ἄχρι, μέχρι, ὅτι)
(4) 명사, 대명사, 동사의 마지막 음절
(5) 낱말 끝 αι와 οι는 간혹 생략된다.


<참고>
αι와 οι는 단어 끝에 쓰일 때는 단모음으로 취급하므로 탈락되는 경우가 있다.

ἔρχομ' ἔχων : 가지고 간다(분사+동사)
(← ἔρχομμαι ἔχων)

εἶν᾽ ἐν τῇ πόλει (=εἶναι ἐν τῇ πόλει) 도시에 있는 것
* εἶναι : 있는 것(εἰμί의 현재부정사)

οἴμ’ ὡς ἀθυμῶ (= οἴμοι ὡς ἀθυμῶ) 슬프도다!, 나는 매우 낙담하도다!
* οἴμοι 슬프도다(감탄사), ἀθῡμέω 낙담하다, 시달리다, 절망하다

αι는 인칭어미나 부정사로 쓰일 때 생략되는 사례가 아리스토파네스의 글(희극) 등에서 보인다. 비극에서는 드물게 나타난다. 

οι는 비극에서 쓰인 οἴμοι(슬프도다! alas)에서 보인다.

이런 지식은 고대 그리스어 독해 중에 μ’, εἶν᾽, οἴμ’ 등등을 만나면 원래 어형이 무엇이었는지 추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μ’ = με 나를, μοι 나에게

 

5) 어형변화나 합성어 형성과 모음 탈락

ⓐ 격변나 인칭변화를 할 때와 ⓑ두 단어를 합성하여 하나의 단어를 만들 때는 축약이 주로 일어나지만 모음탈락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때는 어포스트로피를 사용하지 않는다.

ἐπέρχομαι ~로 오다(ἐπί + ἔρχομαι), 
ἄφεσις 풀어줌, 방면(ἀπό ~로부터 + ἕσις < ῑ̔́ημι 보내다) 

* ἄφεσις, ἄφεσεως, ἡ 풀어줌. 면제, 방면
* ἕσις, ἕσεως, ἡ 보내기, 면제, 방면, 앞으로 보내기

6) 호머 그리스어에서 보이는 모음 탈략

아래 단어들은 뒤에 오는 단어가 모음으로 시작하면 마지막 모음이 탈락된다. 

(1) σά 당신의 

(2) ῥά 따라서 그래서 (ῥα의 강조형, ῥα= ἄρα)

(3) 여격 단수 3인칭(예 : φύλακι 경비원에게) 

* φύλαξ, φύλακος, ὁ : 수호자, 경비원 (명사 3변화)

(4) -σι와 -αι로 끝나는 인칭어미

(5) -ναι, -σθαι로 끝나는 부정사


(아래는 모음탈락이 드물게 일어난다)

(6) μοί, σοί, τοί. 

(7) ἄνα(왕이여!, 호격)

(8) ἰδέ (그리고) = ἠδέ.

* ἄναξ, ἄνακτος, ὁ : 왕, 수호자(원래 형태 ϝάναξ 우아낚스) 

7) 모음변화의 구별

① 모음축약(contraction) - 1개의 단어 안에서 일어남
예) τῑμῶ(존경하다) ← τῑμάω (-ῶ ← -άω)

② 모음 생략(omission) - 1개의 단어 안에서 일어남
예) ἤλθον(내가 왔다)은 ἤλυθον에서 υ가 생략된 것임

③ 모음 탈락(elision) - 2개의 단어 사이에서 일어남
예) ἀπ᾽αὐτοῦ(그로부터) ← ἀπ(ὸ) αὐτοῦ 
☞ o 다음에 α가 이어지면서 o가 생략됨

④ 모음축합(crasis) - 2개의 단어가 융합함
예) ἐγᾦμαι(나는 ~라고 생각한다) ← ἐγὼ οἶμαι

"관심있는 분들만 보시기를.
이런 내용 몰라도 그리스어만 잘 읽을 수 있으면 됩니다."


- 참고한 문헌
스미스의 그리스어 문법 70-75 
케임브리지 고전 그리스어 문법 575.  El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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