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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그리스어 문법 _ 어형론/알파벳과 발음 - 음운론

그리스어 발음의 한글표기를 제안하며

by 소포로스 2020. 12. 9.

 

그리스어 발음의 한글표기를 제안하며.



1) 고전 그리스어 발음은 한글로 표기가 가능하다.

놀랍게도 고전 그리스어(헬라어) 발음은 한국어로 다 표현할 수 있다.

먼저 그리스 자모에 대한 한글발음표기는 다음과 같다.

α(아), β(ㅂ), γ(ㄱ, 또는 응), δ(ㄷ), ε(에), ζ(ㄷㅅ, 또는 ㅅㄷ), η(에-), θ(ㅌ), ι(이), κ(ㄲ), λ(ㄹ), μ(ㅁ), ν(ㄴ), ξ(ㄲㅅ), ο(오), π(ㅃ), ρ(ㄹ), σ, ς(ㅅ), τ(ㄸ), υ(위), φ(ㅍ), χ(ㅋ), ψ(ㅃㅅ,) ω(오-)

모음 2개가 모여 이중모음을 이루는 발음도 한글로 표기가 가능하다.

αι(아이), αυ(아우), ει(에이), ευ(에우). ηυ(에-우), οι(오이), ου(우-), υι(위이) ᾱι(아-이), ηι(에-이), ωι(오-이)

* 전치모음 α, ε, η, ο, ω는 υ나 ι 앞에 쓰이며, υ는 ι 앞에 오기도 한다.
* υ(위)의 발음은 발성 도중에 입모양이 바뀌지 않는 단모음이다. 우리말 위는 '단모음'으로도 발음하지만, 사람에 따라 발음 도중 입모양이 바뀌는 '우이'로도 발음한다. 그리스어와 한국어의 발음의 차이이다.


2) 영어 발음 표기와 다른 점

영어는 한글로 표현할 수 없거나, 표현은 가능하지만 부정확한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 세계의 공통어인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한국의 학생들이 숙명처럼 국제음성부호를 익혀야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영어의 발음들 중 ʌ, ð, θ, v, f 등은 한글표기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j와 i의 구별, w와 u의 구별, e와 ɛ의 구별 등도 한글로 정확하게 표현하기가 어렵다.

각각의 언어권마다 고유한 발성법이 존재하므로 두 언어권 사이의 소리가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고전 그리스어(헬라어)의 발음은 거의 다 한국어에도 비슷한 발음이 있다. 

특히 그리스어와 한국어에는 평음, 경음, 격음 등이 모두 존재하므로 경음과 격음을 구별하지 않고 격음이 기본인 영어보다 유리하다. 특히, 한국어로 표현이 어려운 "쓰[θ]'나 '프[f]'음이 그리스어에도 없다는 것이다.



3) 한글로 고전 헬라어 발음을 표현할 때 생기는 문제점

실제로는 없다. 그러나 컴퓨터로 입력할 때는 많은 경음 받침이 한글로 입력이 안된다. 옆으로 늘어쓰기는 되는데, 종성으로 입력이 안된다.

외국어를 한글로 표현할 때, 꼬르떾스(cortex, 껍질). 프룪뚜스(fructus, 열매) 등에서는 경음이 받침으로 입력이 되지만, 귀ㅃ숨(Gypsum, 석고)에서는 안된다. 그 많은 한자도 코드할당이 다 되는 유니코드 시대에 입력이 안되는 한글표현이 너무 많다. 한글의 경음에 대한 박대가 심각할 정도이다. 경음에 대한 경시는 키보드 입력에서도 나타난다. Shift키를 누른 상태에서 입력을 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현지음'을 중시한다는 맞춤법에서도, 현지음이 경음이더라도 격음으로 표현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다. 

통일적이고 편리한 언어생활을 위하여 한글 맞춤법의 존재는 필요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외국어 발음의 한글 표기에 제한을 두어서는 안된다. 모든 한글표현을 다 동원해도 표현이 안되는 외국어 소리가 수두룩한데, 여기에 맞춤법의 제한까지 가해서는 안된다. 이는 한국어가 아니라 한글의 발전을 제한하는 것이다. 맞춤법과 외국어의 한글표기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4) 받침을 경음으로 써야할 이유

바람직한 외국어 발음표기는 가능한한 원음에 가까워야 하고, 글자변환(translitration, 음역)에 일관성을 유지하여 발음만 보고도 원글자를 알아내기 쉽도록 해야한다. 글자와 발음에 차이가 많은 영어, 중국어 등은 해당되지 않는 내용이다. 세계의 대부분의 언어는 글자와 발음 사이에 일정한 규칙이 있기 때문에 굳이 '국제 음성 부호'의 도움없이도 발음이 가능하다.

헬라어 철자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 같아, 우리에게 익숙한 라틴어 문자를 이용하여 예를 들어본다.

Committō(미ㄸ또-; 믿고 맡기다, 임무를 부여하다)

위에 예시한 라틴어 낱말의 한글발음표기는, 꼼미ㄸ또, 꼼밑또, 꼼밋또, 꼼믿또 등이 가능하다. 한국어로는  이들 소리가 모두 비슷하다. 그러나 이 한글발음만 보고 다시 문자변환(Transliteration)을 하면 제각각 다르게 나오는 문제가 생긴다. 

①꼼미ㄸ또-⥬(Committō) - ㄸ이 받침으로 입력이 안된다.
②꼼밑또-⥬(Commithtō)
③꼼밋또-⥬(Commistō)
④꼼믿또-⥬(Commidtō)

 

4) 한글 모음 '으'를 추가하는 문제

한글은 자음 단독으로 소리를 내는 예가 드물다. 따라서 외국어의 단독 자음을 표기할 때 '으'모음을 추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리스어 단어가 다음과 같은 자음성 모음(반모음)으로 끝나거나, 자음성 모음 다음에 모음이 이어지지 않을 때에는 '으' 모음을 추가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아래 그리스어의 자음성 모음은 유럽어 최초의 문법서로 알려진 [문법]을 저술한 디오뉘시우스(2세기)가 분류한 것이다.

모음성 자음(반모음) : ζ, ξ, ψ, λ, μ, ν, ρ, ς 

반모음의 특징을 보면 끝이 ς로 끝나거나 유음( λ, ρ)이거나 비음(μ, ν)이다. 이들은 뒤에 모음이 오지 않더라도 독자적으로 소리를 낸다.
"이 8개는 모음처럼 쉽게 소리가 나지는 않지만, 독자적으로 '스'소리나 '웅'소리(hisses and mumblings)를 낸다.[디오니시우스의 문법]"

이 중에서 λ, μ, ν 등의 발음은 '엘르' '엠므' '엔느' 등으로 발음을 표기하는 것이 합당하지만  관행에 따라 '엘' '엠' '엔'으로 표기하여도 될 것 같다. ρ, ς는 '르'와 '스'로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세계 속의 한글을 위하여, 한국어가 아니라.

베트남이 한문을 버리고 라틴문자를 자신들의 언어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바꿀 때, 한글자모에 대해서는 고려해 봤을지 궁금하다. 일본은 자신들의 언어를 가나가 섞인 한문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언젠가 한글자모를 채택하여 사용할 날이 ....... 오지는 않겠지만서도...

유럽인들의 정신적 문화적 고향인 그리스조차 자신들의 조상들이 사용하던 선문자를 버리고, 페니키아 문자를 받아들여 자신들의 문자로 발전시켰다. 더 나아가 아테네인들은 자신들의 아티케 알파벳을 버리고 이오니아 방언(터키 서안의 고대 그리스)의 알파벳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영국이나 독인인들도 자신들의 언어는 유지한 채 표현수단으로는 라틴문자를 받아들였다. 페르시아 등도 언어는 유지한 채 아랍문자를 받아들였고(아마도), 러시아 주변의 일부 국가들도 끼릴 문자를 자신들의 언어표현의 수단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들 중 일부는 끼릴문자를 버리고 다시 라틴문자로 바꾸는 곳도 있다고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한글은 동티모르를 빼고는 언어표현의 수단으로 받아들였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한글이 정말 우수한 문자체계가 맞는가? 이는 언어측면에서만 평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 잠시 미루고, 왜 태생부터 자유로운 한글표기를 제한하는 현상에 모두들 침묵하는 느낌이 들까? 한국어에 맞는 맞춤법 체계를, 다른 언어에도 적용할 수 있는 한글자모의 자유로운 한글표현에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글자모가 다른 언어에도 잘 맞을 수 있다. 

라틴문자가 로마인들만의 것이 아니듯, 한글은 한국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류의 문화유산이 되어야 한다. 

소리표기 또는 발음표기에 유리하다면, 아래아나 순경음비읍 등도 되살려야 한다. 한국어에 필요없다고 한글의 기능을 축소시키지 말자. 한국어에서는 더 이상 쓰이지 않지만, 다른 언어를 표기할 때는 쓸모가 있을 수 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신흥호남향우회'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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