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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그리스어 문법 _ 어형론/문법 용어 설명

전치사와 후치사, 전접어와 후접어, 전치접어와 후치접어

by 소포로스 2021.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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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치사와 후치사, 전접어와 후접어, 전치접어와 후치접어


한국어로 번역된 외국어 문법용어. 
"전(pro) 접어(clitic)를 '후접어'로 번역해 놓고, '그'는 얼마나 흐믓했을까?"


1) 전치사와 후지사

전치사(preposition)는 낱말 앞에 오면서 뒤에 오는 낱말을 문장의 다른 성분과 결합하는 기능어이다. for six years(6년 동안)에서 for가 전치사이다. 

후치사(postposition)는 작용대상이 되는 낱말 뒤에 오면서, 앞에 있는 명사나 대명사를 문장의 다른 성분들과 연결시켜 문장을 완성하는 역할을 한다. 즉 치사와 후치사는 위치만 다를 뿐  문장에서 비슷한 기능을 담당한다.

영어에서는 후치사가 드물지만 ago 등이 여기에 속한다. 

ㅇ 영어의 후치사의 예
ⓐ Sixty years ago I knew everything(60년 전에 나는 모든 것을 알았다) 만약 ago가 전치사로 쓰인다면 ago sixty years(60년 전에)가 될 것이지만 이런 표현은 안쓴다. 
ⓑ the whole week through : 그 주 내내, 그 주 전체를 통과하여
ⓒ all the year round : 그해 내내(그 해를 다 돌아서)

ㅇ 그리스어 후치사의 예

ⓐ 속격 + ἕνεκα  : ~ 때문에(후치사, Postposition)
→ τοῦδ' ἕνεκα : '이 때문에'

전치사와 후치사를 모두 가리킬 때는 adposition(딸림말, 부치사)이라고 한다. 


◈ 참고 : 그리스어 후치접속사

그리스어 후치사 중에는 낱말 대신 문장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면서 문두에 오지 못하는 후치 접속사도 있다.
(예)
γάρ(~때문에, 사실은~, 그런데)
δέ(그런데, 그리고)





2) 접어(Clitic)

접어는 다른 말에 기대서 사용되는 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접어(接語, 영어: clitic)란 독립된 단어의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음운론적으로는 다른 단어에 붙어야만 실현되는 형태소이다. 쉽게 말하면 발음이 한 단어처럼 융합된다는 것이다. 영어의 예를 들면, 전접어(enclitic 후치접어)는 I’m이나 can’t에서 m이나 t를 말한다. 즉 단어 뒤에 붙혀서 쓰는 말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후접어(proclitic, 전치접어)는 d’you의 d처럼, 단어 앞에 붙혀서 사용하는 말을 가리킨다.

사실, 영어를 공부할 때,  문법을 전공할 목적이 아니라면 접어라는 용어는 몰라도 된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어에서는 접어들이 다수 존재하고, 이들로 인해 이들과 결합하는 단어들과 이들의 액센트가 변한다. 그리고 접어들은 영어처럼 줄임말도 아니다. 따라서 접어에 대해 별도로 알고 있으면 공부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proclitic(후접어)에서 pro는 '앞'을 뜻하는 접두어이다.  우리말 용어가 좀 이상하다. 우리말 번역에서 후접어(proclitic)는 '뒤에 오는 낱말과 결합하는 말'이라는 뜻에 중점을 두었고,  전접어(enclitic)는 '앞에 나온 말과 결합하여 쓰는 말'이라는 의미에 중점을 두었다. 내용은 틀리지 않지만, 매우 헷갈리는 번역어다.

고대 그리스어 문법책은 한글책이 드물어서 부득이 영어책을 보게 되는데, proclitic에서 pro에 눈길이 가므로 후접어를 전접어로 무심코 읽을 때가 있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인터넷에 전접어와 후접어를 반대로 설명하는 경우도 보인다.

지금이라도 proclitic(후접어)를 '뒤에 나오는 낱말과 결합하는 말'이 아니라 '낱말 앞에서 뒤에 나오는 낱말과 결합하는 말'이라는 의미인 '전접어'로 바꾸었으면 좋겠다. 

이들 용어의 그리스어 어원인 enclitic은 '기대는 말'이라는 뜻이고, proclitic은 enclitic에서 앞의 en 대신 pro('앞')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전접어'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접두어 pre-, pro-. ante- 등은 앞을 나타내고, post-는 뒤를 나타낸다.

가장 바람직한 한글용어는 '긴 설명을 듣지 않더라도' 직관으로 이해할 수 있는 용어이다. 

전(pro) 접어(clitic)를 '후접어'로 번역해 놓고, '그'는 얼마나 흐믓했을까?

그 번역자는 후접어와 전접어를 공부하는 모든 사람들이 대대손손 이 까다로운 번역어를 익히게 만들고야 말았다.


3) 전치접어와 후치접어

전접어와 후접어라는 우리말 용어의 정의는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같은 논리를 적용하면 우리가 아는 전치사는 후치사가 되어야 하고, 후치사는 전치사가 되어야 한다. 

전접어(enclitic)와 후접어(proclitic)를 바꾸어 쓰고 싶지만, 말이란 혼자 알아서 쓰면 되는 것이 아니라 언어 공동체 내의 합의가 필요하다. 그래야 오해없는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이에 대한 대안은 pro(앞) + clitic(접어)을  ‘전치접어(proclitic)’라고 부르고, enclitic(뒤에서 기대는 말)을 ‘후치접어(enclitic)’라고 부르는 것이다. 



◈ 한국스페인어문학회에서 발행한 논문 중에 '중세 스페인어 종속절에 나타난 전접어 현상(proclisis)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이 보인다. 'pro'를 '전'으로 번역했다! 다행이다!!! 스페인어문학회에서는 '전접어'라는 말을 제대로 번역하여 사용하고 있다.

 

<참고>


후치접어(enclitic, 전접어)와 전치접어(proclitic)의 액센트 규칙

후치접어 액센트 규칙의 요약과 연습

 

전치접어(proclitic) - 10개의 단음절어
다른 낱말 앞에 오며, 뒤에 오는 말에 기대어 쓰이는 말. 단음절어로 액센트가 없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문장 안에서 액센트를 받지 않는다. (어원 : προκλῑ́νω  ~앞에 기대다)

정관사 : ὁ, ἡ, οἱ, αἱ 
전치사 : ἐν(~안에), εἰς(= ἐς, ~까지), ἐξ(= ἐκ, ~로부터) 
접속사 ; εἰ(만약), ὡς(~처럼) 

부사 : οὐ (οὐκ, οὐχ, 아니다) 

 

후치접어(enclitic) 
다른 낱말의 뒤에 쓰이며 앞에 오는 말과 발음이 융합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후치접어는 문장 안에서 액센트를 상실한다. (어원 : ἐγκλῑ́νω ~에 기대다)

ⓐ 인칭대명사 : μοῦ(나의), μοί(나에게), μέ(나를); μοῦ(나의), μοί(나에게), μέ(나를); σοῦ(너의), σοί(너에게), σέ(너를); οὗ(그의, 속격 단수), οἷ(그의, 속격 단수), ἕ(그의, 그녀의, 그것의, 대격, 단수)

ⓑ 부정대명사 : τις(어떤, 누군가), τι(어떤) 

ⓒ 비한정 부사 : πού(어딘가), ποθί(어딘가), πῄ(어딘가 = πή), ποί(어딘가), ποθέν(어딘가로부터), ποτέ(언젠가), πώ(아직, 일찍이), πώς(어쨌든) 

ⓓ εἰμί φημί의 직설법 현재변화형 중 2음절어(단음절어인 εἶ, φῄς을 제외한 모든 변화형들)
εἰμί, ἐστί(ν), ἔσμεν, ἔστε, εἴσι(ν), ἔστον
φήμι, φήσι(ν), φαμέν, φατέ, φασί(ν), φατόν

ⓔ 불변화사(particle, 미소사) γέ(적어도), τέ(또한, 그리고), τοί(너에게, 여격), πέρ(=περ 앞 단어 강조) , -δε(~쪽으로) 

* 아래 의문대명사는 문장안에서 액센트가 변하지 않는다. 후치접어가 아니다.
τίς(누구?), τί(무엇?), ποῦ(어디로?), πόθι(어디로?), ποῖ(어디로?), πότε(언제?), πόθεν(어디에서?), πῶ(어디에?), πῆ(어떻게?), πῇ(어떻게?), πῶς(어떻게?)

 

 

 

 

고대 그리스어 문법 용어 설명 카테고리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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