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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그리스어 문법 _ 어형론/문법 용어 설명

고대 그리스어 시제(Tense), 시간(Time)과 시상(Aspect)

by 소포로스 2020.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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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헬라어 시제(Tense), 그리고 시간(Time)과 시상(Aspect)


고대 그리스어에는 7가지 시제가 있으며, 이들이 9가지 시간적 상황을 나타낸다.

 

영국인이나 미국인들도 아오리스트 시제(무정시제)를 aorist past tense(부정 과거 시제) 또는 simple past tense(단순 과거 시제)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들도 아오리스트 시제(aorist tense)라고 한다. 



1)  시제(Tense)와 시상(Aspect)의 의미


(1) 시상(Aspect)


영어나 한국어를 공부할 때는 시상(aspect)이라는 개념을 잘 몰라도 된다. 시제를 공부하다 보면, 시상에 대해서는 별 다른 의식없이 자연스럽게 그 개념을 체득한다. 

그리스어를 공부할 때는 시상에 대한 개념도 알아두면 좋다.

그리스어의 시상(aspect)은

① 미완료 시상 : 진행되거나 반복되는 것
② 단순 시상 : 아오리스트 시제와 같이 단순 발생을 나타냄
③ 완료 시상 : 이미 발생한 일이 말하는 시점에서 결과로 남아있는 것


등 3가지를 말한다. 

(2) 시제(Tense)

시제(tense)는 시상(미완료, 단순, 완료)과 시간(과거, 현재, 미래)이 결합한 것을 말한다. 

고대 그리스어에는 현재시제, 미완료시제, 미래시제, 무정시제, 완료시제, 과거완료시제, 미래완료시제 등 7가지 시제(tense)가 있다.



2) 무정시제(아오리스트, 단순발생시제)에 대한 부연설명


aorist [ˈeɪərɪst, 어리스트]는 그리스어 ἀόριστος(아리스또스, 정해지지 않은)라는 말에서 왔다. 아오리스트는 진행이나 완료의 의미가 없이  '과거에 발생한 단순 사건'이나 '현재나 미래에 어떤 일이 발생하느냐 마느냐'를 표현할 때 사용하는 시상이다.  

직설법에서 아오리스트 시제는 일반적으로 단순 발생한 과거의 일(단순과거시제)을 나타내며, 아오리스트  분사는 주로 주동사 시제보다는 선행하는 시간을 나타낸다. 접속법(가정법), 명령법 등에서 아오리스트 시제는 사건의 단순 발생(완성적 종결적 의미)을 의미할 뿐 시간을 한정하지 않으므로 현재나 미래의 일을 나타낸다. 아오리스트 분사와 부정사는 주동사의 시제에 따라서 과거 현재 미래 모두를 나타낼 수 있다. 


과거를 나타낼 때 - ⓐ직설법에서는 대부분 단순과거시제로 사용된다. 일회적으로 발생한 일이든 특정기간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일이든 상관없다. ⓑ 역사적 사실 ⓒ 편지 등에서 수신자가 읽을 시점에서는 이미 발생한 일이 되는 경우('내가 이 꽃을 보냈으니, 마음에 들었으면 합니다') 등.


현재를 나타낼 때 - ⓐ 일반적 진실이나 격언. ⓑ 자연의 법칙

미래를 나타낼 때 - ⓐ미래(미래의 일이지만 그 일이 일어난 것처럼 묘사하여 말하는 것). 

-> 사용례를 보면 무정시제가 미래의 확실성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이든 가상이든 '발생했다'라는 특징(시상)을 가지면 무정시제를 쓰는 것으로 보인다.

예) ὥστε μηκέτι αὐτὸν δύνασθαι εἰσελθεῖν(그가 들어가는 것이 가능하지 않게 되어. 마가복음 1:45) : εἰσελθεῖν(들어가는 것)이 무정시제 부정사인데, 글 내용상 미래에 확실하게 일어날 일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마을로 들어가지 않았다. 이 경우는 들어가냐 마냐의 문제이므로 무정시제를 사용한 것이다

아오리스트(aorist)를 한국어로  부정과거로 부르는 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아오리스트 시제를 직역하면 '무정시제'  '비한정시제' 등이라고 할 수 있고, 내용의 의미를 살려서 명명하면 '단순발생시제'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인들도 부정과거 시제(arorist past tense)나 단순과거 시제(simple past tense)라고 하지 않는다. 그들도 아오리스트 시제(arorist tense)라고 한다.  정확하지도 않고 오해를 유발할 수도 있는 '부정과거'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차라리 '부정 시제'라고 하면 혼란을 유발할지는 모르지만 틀린표현은 아니다.

◈ 아오리스시제(무정시제)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을 여기를 참조

 

 

3) 고대 그리스어 시제의 종류

고대 그리스어의 7가지 시제를 표로 분류하면 아래와 같다.  시제는 시간과 시상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는데,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를 말하며, 시상은 미완료, 아오리스트(단순), 완료 등을 말한다.

어떤 경우에는 과거, 현재, 미래 등을 시제라고 정의하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시제라고 부르는 것을 '시상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가 문법학자가 되려는 것은 아니므로 뜻만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시상(aspect) \시간(time) 과거(Past) 현재(Present) 미래(Future)
미완료(Imperfect) 미완료시제 현재시제 미래시제
단순(Simple) 무정시제(Aorist) 현재시제
무정시제(Aorist)
미래시제
무정시제(Aorist)
완료(Perfect) 대과거시제(과거완료시제) 완료시제(현재완료) 미래완료시제

 

참고
현재시제는 일반적으로 미완료 시상 즉 동작의 진행이나 반복 또는 상태의 지속을 나타내지만, 단순시상을 표현할 때도 있다. 다만, 직설법을 제외한 나머지 서법에서는 미완료 시상(진행시상)으로 쓰인다. 

아래 예문은 현재시제가 미완료시상(습관적 행위)과 단순시상(일반적 진리)으로 쓰인 예이다. 많은 문법서에서 현재시제에 '단순 시상' 즉 현재단순시제가 있다는 점을 잘 언급하지 않는 듯 하다.

ㅁ οἱ βάρβαροι τοῖς πατράσι πείθονται.
(번역) 저 외국인들은 그들의 조국에 순종한다.

이 문장은 미완료 시상(습관적 행위, 순종하곤 한다, 순종하는 중이다)으로 볼 수도 있고, 단순 시상(순종한다)으로 볼 수도 있다.

ㅁ ὁ σοφὸς τὴν ἀλήθειαν ζητεῖ.
지혜로운 사람은 진리를 추구한다(일반적 진실).
이 문장은 '단순시상'에 해당한다. 문맥에 따라 미완료시상(습관적 행위, ~추구하곤 한다, 현재 추구하고 있다)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ㅁ ὃν οἱ θεοὶ φιλοῦσιν, ἀποθνῄσκει νέος.(Μένανδρος)
신들이 사랑하는 사람은 요절한다.(단순 시상)
φιλοῦσιν(사랑한다), ἀποθνῄσκει(죽는다) 모두 시상의 측면에서 보면 단순시상이다. 


ㅁ οὐ μέλει σοι ὅτι ἀπολλύμεθα;

우리가 죽는 것이 당신은 걱정되지 않습니까?

이 문장에서 현재형 ἀπολλύμεθα는 현재단순시제단순시상을 가진 현재시제의 예가 될 수 있다. 이 문장은, '현재 우리가 죽고 있는 중(미완료 시상)'이 아닐 때도 사용한다. 실제로 이 문장은 "상황이 안좋은 데 왜 그렇게 태평하세요?"라는 의미로 쓰였다.

(어휘) οὐ(아니다) μέλει(걱정이 된다, 현재 능동 3인칭 단수) σοι(당신에게) ὅτι(~인 것) ἀπολλύμεθα(우리가 죽는다, 현재 중수 1인칭 복수);

 

 

4) 절대적 시제와 상대적 시제


고대 그리스어에서 직설법만 모든 7가지 시제를 다 갖추고 있다. 이는 시제가 서법에 따라 절대적인 의미와 상대적인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상대적 시제의 예를 들면, 접속법 현재는 실제로는 가상적 상황의 미래를 의미하는데도 현재시제를 쓰고 있다. 그리고 현재시제 부정사는 주절의 동사가 과거이면 과거의 일을 나타내지만 부정사의 시제는 현재로 표현되고 있다. 그 특징을 간단히 요약한다.

ⓐ 모든 그리스어 동사는 6가지 서법 중 하나로 쓰이며, 각 법은 모두 시제를 필요로 한다.

ⓑ 직설법의 시제는 절대시제이다. 그리고 모든 시제가 다 갖추어져 있다.
ⓒ 접속법 희구법 부정사 분사 등의 시제는 상대적 시제이다.
ⓓ 접속법 희구법 명령법 등은 어떤 가상적 상황을 전제로 하는 시제이다.
ⓔ 부정사와 분사는 독립적인 문장을 구성하지 못하므로 주절의 시제를 따른다.
ⓕ 직설법을 제외한 나머지 서법에서는 각자의 특성에 맞는 시제만을 갖는다.

상대적 시제이든 절대적 시제이든 문장 안에서는 특정 사건에 대한 시간적 상황을 나타낸다. 상대적 시제라고 해서 시간을 불확실하게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다만 주동사의 시제를 전제로 해서 시간을 나타낼 뿐이다.

직설법을 제외한 나머지 서법의 시제는 시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만약 다른 서법에서 진행시제 무정시제 완료시제 등 3가지만 사용한다면 타당할 수 있다.

그러나 희구법에는 현재 무정 완료 외에 미래와 미래완료 등 5가지 시제가 있고, 부정사는 현재부정사 무정부정사 완료부정사 외에 미래부정사와 미래완료부정사가 있으며,  분사 역시 현재분사, 무정분사, 완료분사 외에 미래분사, 미래완료분사가 있다.

일반적으로 시상은 진행, 단순발생, 완료 등 3가지를 말하므로 시상을 새롭게 정의하지 않는다면 이들을 시상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말의 맥락상으로도 이들 상대시제는 화자의 시점에 의존할 뿐 어떤 특정의 시간을 나타내고 있다. 


◈ 참고 : 시제일까 시상법일까

이런 용어의 혼란은 시제(문법적 시간)와 시간(물리적 시간) 모두 라틴어로는 tempus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법적 시간(tempus, tense)이 ⓐ 시간과 양상(시상)의 결합이라는 의미와 ⓑ 양상과 구별되는 시간이라는 2가지 의미를 모두 가지게 된 것이다. 

어법상 시상(양상)과 시간은 개념적으로는 분리가 되지만, 실제 언어 생활에서 분리하여 사용하지는 않으므로, 시제를 시간으로 국한하여 보려는 방식은,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시제 개념과 충돌한다.

우리가 인식하는 시간은 문법의 차원을 떠나서 단순히 '연속되는 때의 흐름'이다. 어법상(문법상) 표현방식이 어떠하든 인간은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인식은 가지고 있고 일상생활에서 그 '시간'을 경험하고 있다. 

 




5) 시제와 관련하여 나중에 저절로 알게 될 내용들


(1) 직설법에서는 7가지 시제가 모두 다 있다.


(2) 접속법에는 ① 현재 ② 무정 ③ 완료 등 3가지 시제가 있다. 미래와 미래완료 시제도 없고, 미완료, 과거완료 시제도 없다. 접속법은 가상적 상황이므로 그 안에 미래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라틴어 접속법에는 완료와 과거완료 시제가 있고 무정시제가 없다) 

(3) 희구법에는 ①현재, ② 미래, ③ 무정, ④ 완료, ⑤ 미래완료 등 5가지 시제가 있다. 희구법은 미래의 일을 나타내므로 직설법과 비교하여 미완료, 과거완료 시제가 없다. (라틴어에서는 접속법에 흡수되었다)

(4) 명령법에는 ① 현재 ② 무정 ③완료 등 3가지 시제가 있다. 명령법 과거는 불가능한 일이며 형용모순이다. 명령법 과거는 명령을 듣고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명령을 수행하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상황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참고로 라틴어 명령법에는 그리스어에는 없는 미래시제가 있다)

(5) 부정사법분사법에는 ① 현재, ② 미래, ③ 무정, ④완료, ⑤미래완료 등 5가지 시제가 있지만 모두 상대적 시간을 나타내며, 주동사 시제의 지배를 받는다. 이들은 인칭과 수의 한정을 받지 않는 비한정용법에 속한다. 능동태 수동태 등 양태의 변화는 존재한다.

 

 

아오리스트 시제, 무정 시제, 부정과거 시제, 단순과거 시제 - 고대 그리스어(헬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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