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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어 독해의 기초/그리스어 구문 연습

그리스어의 어순과 문장의 기본 특징 _ 헬라어, 희랍어

by 소포로스 2022. 6. 18.

 

그리스어의 어순과 문장의 기본 특징 


1) 개요 


우리말은 영어와 다르게 어순이 자유롭다. 그런데 그리스어는 어순이 더 자유롭다.


나는 물을 컵으로 마신다.
나는 컵으로 물을 마신다.
컵으로 나는 물을 마신다.

심지어, 문장이 어색하기는 하지만, 아래와 같이 말해도 뜻은 통한다.

마신다 나는 컵으로 물을.

그 비결은 ~는, ~으로, ~을(를)이라는 조사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어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조사 대신 격어미와 인칭어미를 사용한다. 그리스어 명사 형용사 대명사는 격변화를 하고, 동사는 인칭변화를 하기 때문에, 그 낱말이 문장 어디에 위치하든 문장 속의 역할은 변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그리스어 공부는 알파벳을 익힌 다음에 어형론을 먼저 시작하고 그 다음에 구문론을 공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 그리스어의 어순과 문장의 기본 특징 


(1) 어순이 자유롭다. 


명사 형용사 대명사 동사 등이 굴절을 하므로 문장 내의 위치와 상관없이 본래의 뜻을 유지한다. 심지어 수식하는 형용사와 수식을 받는 명사가 멀리 멀리 떨어져 있기도 한다. 

(직역) 분노를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파멸적인 (분노를). (일리아스 1권 1-2행) 

(어휘) μῆνιν(~닌 ; 분노를, 여성 대격 단수) ἄειδε(에이데 ; 노래하라, 현재 능동 명령 2인칭) θεὰ(테 ; 여신, 여성 호격 단수) Πηληϊάδεω(뻴-레-이데오- ; 펠레우스 Πηλεύς 의 아들인,  남성 속격 단수) Ἀχιλῆος(아킬~우스의, 남성 속격 단수)  οὐλομένην(울-로넨- ; 파괴적인, 무정분사 중동, 여성 대격 단수) 

☞ 한국어 역시 어순이 자유롭지만 마지막 ‘파멸적인’은 어색하다. 뒤에 ‘분노를’이라고 표시해야 그마나 뜻이 통한다. 한국어 형용사는 격변화를 하지 않아 목적격을 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순 분석>

ⓐ μῆνιν οὐλομένην(파멸적인 분노를, 죽음의 분노를) : 이 문장의 목적어인데 각각 따로 따로 문두와 문미에 오고 있다. 

ⓑ ἄειδε θεὰ : 여신이여 노래하소서! 동사 다음에 호격이 나오고 있다. 바꾸어 써도 된다.

ⓒ Πηληϊάδεω Ἀχιλῆος는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라는 뜻으로 ‘μῆνιν οὐλομένην’를 수식하는 형용사이다. 

☞ 그리스어는 형용사도 격변화를 하므로 문장 어디에나 올 수 있다. 영어는 형용사가 격변화를 하지 않으므로 수식하는 명사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 특히 한국어는 앞에 있어야 한다. 
한국어는,
아름다운(형용사) + 강산(명사)’처럼 형용사가 명사 앞에 와야 한다. 
‘강산 아름다운’이라고는 쓰지 않는다.



(2) 대명사는 일반적으로 생략한다. 


동사의 어형에 동사의 5가지 성질(법 시 태 인칭 수)이 다 나오기 때문에 굳이 대명사를 사용하지 않는다.


아래 문장에서 ἐγὼ(내가)가 없어도 ἕλωμαι는 “내가 끌고 오겠다”는 뜻이다. 만약 ‘네가 끌고 올 것이다’거나 ‘그들이 끌 것이다’로 표현하려면 동사의 형태를 바꾸면 된다.

ἐλαύνω(끌고 오다)의 접속법 현재시제는 ἕλωμαι(내가 끌고 오겠다)  ἐλᾷ(당신이 끌 것이다) ἐλᾶται(그가 끌 것이다), 
ἐλώμεθα(우리가 끌겠다), ἐλᾶσθε(너희가 끌 것이다), ἐλῶνται(그들이 끌 것이다) 등이다. 모두 별도로 대명사 주어를 쓰지 않고도 하나의 문장을 이룬다.

그럼에도 대명사가 있다면, 강조를 위한 것이다.


(직역) 그런데 내가 아마도 스스로 가서 당신이나 아아아스의 명예의 선물을 끌고 올 것이다.(일리아스 1권 137-8)

(어휘) ἐγὼ(내가) δέ(그러면) κεν(아마도) αὐτὸς(스스로) ἕλωμαι(고르겠다, 끌고 오겠다, 접속법, 의지, 무정시제 중동 1인칭 단수) ἢ(또는) τεὸν(= σός, 당신의, 소유형용사, 중성 대격 단수) ἢ(또는) Αἴαντος(아이아스의, 남성 속격) ἰὼν(가서, 현재분사 능동 남성 주격 단수) γέρας(명예의 선물을, 중성 대격 단수) 

이 문장에서 ἰὼν(가서)은 분사구문인데, 영어식 관점에서 보면 매우 매우 쌩뚱맞은 자리에 있다.   

ἢ τεὸν ἢ Αἴαντος γέρας '당신 또는 아이아스의 선물을'이므로, 위 어구를 영어로 비교하면,

either your or Ajax’s giong present와 같이 되어 소유격 + 명사 사이에 분사구문이 온 형국이다. 만약 영어를 저렇게 쓴다면, ‘아이아스의 움직이는 선물’ 정도의 의미가 되어버린다.  “내가 가서, 당신이나 아이아스의 선물을”이라는 뜻으로는 결코 생각할 수 없다.  

저런 표현이 그리스어에서 가능한 이유는 분사든 형용사든 명사든 모두 단수 복수 남성 여성 중성  주격 속격 대격 등등의 모든 성질(성수격)이 단어 안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옆에 있다고 해서 같이 묶어 해석하지는 않는다.   

혹은 당신의 혹은 아이아스의, 내가 가서, 선물을” 우리말로도 어느 정도는 번역이 가능한 것은 ‘내가 가서’ 때문이다. 그리스어는 εἶμῐ(가다)의 현재분사 ἰὼν 안에 시제와 태에 대한 정보와 함께 ‘남성이고 주격이고 단수’라는 정보가 들어 있고, Αἴαντος는 남성 속격이고 γέρας는 중성 대격이라서 별다른 혼란없이 뜻을 전달할 수 있다. 


(3) 강조하고 싶은 말을 문장 앞이나 뒤에 둔다. 


어순이 자유롭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말을 한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말 역시 마찬가지다.


μῆνιν ἄειδε θεὰ Πηληϊάδεω Ἀχιλῆος οὐλομένην.

위의 예문을(시의 운율을 무시하고 쓴다면)

누구의 분노를 노래하는지를 강조하려면, 아래와 같이 쓸 수 있다
Πηληϊάδεω Ἀχιλῆος μῆνιν οὐλομένην ἄειδε θε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파멸적인 분노를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를 강조하려면,
ἄειδε θεὰ Πηληϊάδεω Ἀχιλῆος μῆνιν οὐλομένην.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파멸적인 분노를)

어떤 분노인지를 강조하려면,
οὐλομένην μῆνιν ἄειδε θεὰ Πηληϊάδεω Ἀχιλῆος.
(파멸적인 분노를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4) 부사는 일반적으로 수식하는 말 앞에 온다. 


그리스어 어순에서 유일한 규칙이 있다면 부사는 수식하는 말 앞에 온다는 것이다. 부사는 성수격에 따른 격변화를 하지 않으므로 당연한 일이다.


① 일반부사

그는 빨리(ταχέως, 부사) 달린다(τρέχει, 동사)

② 부정부사

ⓐ Οὐ ἔχουσιν : 가지고 있지 않다.

(직역) 건강한 사람들은 의사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아픈 사람은 그렇지 않다.(마가 2:17) 
* χρείαν ἰατροῦ : 의사에 대한 필요성을(어순상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

(어휘) Οὐ(우- ; 아니다) χρείαν(크이안 ; 필요를, 명사, 여성 대격 단수) ἔχουσιν(쿠-신 ; 가지고 있다, 현재 능동 3인칭 복수) οἱ ἰσχύοντες(이스온떼스 ; 건강한 사람들은, 현재분사, 명사용법, 능동 남성 주격 복수) ἰατροῦ(이아뜨~ ; 의사의, 의사에 대한, 명사, 남성 속격 단수) ἀλλ’(그러나) οἱ κακῶς(까~스 ; 나쁘게, 아프게) ἔχοντες(콘떼스 ; 된, 가진, 현재분사, 명사용법, 능동 남성 주격 복수)· 

* 문장을 대문자로 시작할지 소문자로 시작할지는 자유다. 다만 일관성만 유지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소문자로 시작하지만, 인용글 자체를 존중하여 Οὐ를 그대로 둔다. 


ⓑ οὐκ ἦλθον

(직역) 나는 의로운 사람을 부르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라 죄있는 사람을 부르러 왔다.(마가 2:17)

(어휘) οὐκ(아니다) ἦλθον(~톤 ;  왔다, 무정 1인칭 단수) καλέσαι(깔사이 ; 부르기 위하여, 무정 부정사 능동) δικαίους(디이우-스 ; 의로운 사람, 형용사 명사용법 남성 대격 복수) ἀλλὰ(그러나) ἁμαρτωλούς(죄있는 사람, 하마르똘--스 ; 형용사 명사용법 남성 대격 복수) 


ⓒ οὐκ ἥνδανε

(번역) 그러나 아트레우스의 아들 아가멤논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일리아스 1권 24행)

ἀλλ'(=ἀλλά 알-라, 그러나) οὐκ(우-끄 ; 아니다) Ἀτρεΐδῃ(아뜨레이데-이 ; 아트레우스의 아들, 남성 여격 단수) Ἀγαμέμνονι(아가멤노니 ; 아가멤논에게는, 남성 여격 단수) ἥνδανε(헨-다네 ; 기쁨을 주었다, 무정 능동 3인칭 단수) θυμῷ(튀모~이 ; 마음에, 남성 여격 단수)  


☞ οὐ, οὐκ, οὐχ(~ 아니다)의 구별

οὐκ + 모음으로 시작되는 단어.
οὐχ + 기식음으로 시작되는 단어
οὐ + 무기식음 자음으로 시작되는 단어.

그리스어에서 κ나 χ는 단어끝에 오지 못한다. οὐκ, οὐχ는 유일한 예외라고 볼 수 있지만, οὐ, οὐκ, οὐχ는 뒤에 오는 단어와 발음이 융합되는 전치접어(proclitic)이다.  



(5) 삽입어구 

ἡ τῆς Ἀφροδίτης χώρᾱ 아프로디테의 나라(키프러스를 가리킴)

ἡ χώρᾱ(나라)라는 정관사와 명사 사이에 속격어구(형용사구) τῆς Ἀφροδίτης(아프로티테의)가 들어가 있다. 아래와 같이 쓸 수도 있다. 

ἡ χώρᾱ τῆς Ἀφροδίτης 


아래 문장은 위와 같은 어구 2개가 포함되어 있다.

πρὸς τὴν τοῦ πατρὸς οἰκίαν (아버지의 집으로, πρὸς + 대격)
* τοῦ πατρὸς 아버지의(남성 단수 속격)

τὴν τῶν πολιτῶν αἰτίαν (시민들의 비난을, 대격)
* τῶν πολιτῶν 시민들의(남성 복수 속격)

(직역) 그녀는 오뒷세이아를 아버지의 집으로 데려가고 싶지만 마을 사람들의 비난을 걱정하고 있다.(Teach Yourself Ancient Greek, Betts) 

(어휘) τὸν Ὀδυσσέα(오뒷세이아를) πρὸς(~로) τὴν τοῦ πατρὸς οἰκίαν(아버지의 집, οἰκίαν 여성 대격 단수) ἄγειν(데려가는 것) ἐθέλει(그/그녀는 원하고 있다) ἀλλὰ(그러나) τὴν τῶν πολιτῶν αἰτίαν(시민들의 비난, αἰτίαν 여성 단수 대격) δειμαίνει(걱정된다)  

 

디오니시우스 그리스어 문법 필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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